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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자진시정안 약속 저버린 애플…이번에도 면죄부 받나


동의의결 진행 과정에서도 이통사에 광고비 전가…규제할 법적 근거 없어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애플의 동의의결 확정 후에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여전히 광고비를 부담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애플의 동의의결 확정 후에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여전히 광고비를 부담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에 광고·무상 수리비를 떠넘긴 혐의로 자진시정안을 내놓은 애플이 여전히 '갑질'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동의의결 진행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를 규제할 근거가 없어 또다시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애플의 동의의결 확정 후에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여전히 광고비를 부담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불공정 계약을 대체하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애플과 이통 3사는 광고비를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초 애플의 동의의결을 최종 승인했다. 동의의결은 법을 위반한 기업이 자진시정안을 내놓으면 공정위가 이를 심의해 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위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애플은 국내 이동통신사에 광고·무상 수리비를 떠넘긴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1천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안을 포함한 자진시정안을 내놓으며 공정위 제재를 면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이통 3사에 전가하는 광고비 규모가 연간 200억~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애플코리아가 동의의결을 신청한 2019년 6월 이후 2년간 얻은 부당이득은 400억~600억원 수준인 셈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내놓은 동의의결 재원의 절반가량을 결국 이통3사가 부담하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동의의결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실제 공정위 관계자는 "의결서 내용을 토대로 애플과 이통사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의 과정에서 계약서가 바뀌기 전의 내용으로 계약이 이뤄졌다고 해도 이에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초 애플의 동의의결을 최종 승인했다. [사진=정종오 기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초 애플의 동의의결을 최종 승인했다. [사진=정종오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회에서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인 이른바 '애플방지법'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법안이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동의의결 신청 시 신청일 직전 6개월 동안 해당 행위의 중지 사실과 자발적으로 추진한 소비자 피해구제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법안 대표 발의에 나설 김영식 의원은 "동의의결 신청 단계에서 '거래질서 회복'과 '소비자 피해 구제'가 시작돼야 동의의결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인 일명 애플 꼼수방지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의 불공정행위가 이어지자 공정위의 '면죄부' 논란도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공정위가 동의의결 결정을 내린 이후 봐주기 논란은 꾸준히 있어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삼성웰스토리에 대한 부당지원 의혹과 관련해 공정위가 검찰 고발한 것을 두고도 형평성 논란도 일었다. 삼성전자와 애플과 제재 안건이 다르긴 하나, 애플의 동의의결은 1년 넘게 심의한 반면 삼성의 자진시정안은 24일 만에 기각되는 등 기업별 잣대가 다르다는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8월 발간한 '공정거래법 개정 내용 및 문제점 검토' 보고서에서 "공정위가 정식절차를 통한 법 위반행위의 근절보다는 법 위반 혐의가 있는 사업자와 적당히 타협해 업무를 회피하거나 사업자에 대한 면죄부 수단으로 동의의결 제도를 오용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법 위반행위에 대한 사법적 통제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동의의결을 통해 이행돼야 할 사업자의 시정방안을 철저하게 관리해 해당 제도가 사업자의 면피성 시정방안에 머무르지 않도록 하는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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